마자 지난해 여름이었다.
그때도 장마가 시작되어 비가 오락가락하던 시기...,
밥만 머그면 가까운 공원에 나가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유달리 중국 조선족들이 많은 동네의 공원인지라,
공원 어린이 놀이터에 노는 아이들도 대부분 그들의 자녀들..., 내게는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아니, 처음엔 그 아이들이 조선족 아이들인지 몰라,
한참 후에나...,
아마 몇 달 뒤...,
알았다.
그 아이 무리중 유독 눈에 띠는 여자 아이 하나가...,
좀 시일이 지나니 그 아이를 관찰하는게
내가 공원에서 하는 아주 중요한 일이 되어버렸다.
이 아이...,
가치 놀자고 언니, 오빠하면서 또래를 열심히 쪼차 다닌다.
하지만, 그 아이 무리들이 좀처럼 그 여자 아이를 끼워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언니...,"
"오빠야...,"
그 아이는 공원 이 쪽에서 저 쪽 끝까지 몇 번을 왕복했지만,
또래 친구들이 놀이에 끼워주지 않자, 울상이 되어 내가 있는 벤치로 다가왔다.
눈에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기세로...,
내 옆 자리에 있던 아저씨가 그 아이에게 한 마디 건넨다.
" 이 공원에서 니가 제일 이뻐."
아이는 그 말을 한 아저씨를 힐긋 돌아보았으나, 울상이 되어버린 얼굴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엔 내가 손바락을 내밀었다.
"래프트 핸드, 라이트 핸드, 투 핸드"
"아저씨 만나면 이걸로 인사 하자."
"하이 파이브"
"다시 한 번 하이 파이브, 왼 손, 오른 손, 양 손...,"
아이는 함박 웃음을 지었다.
두 번째는 너무 세게 내 손바닥을 후려치는 바람에 한참 동안 내 손을 비비기도 했었다.
"그래, 이 아저씨가 말한것처럼, 니가 이 공원에서 제일 예쁘구나."
이 번엔 까르르 소리내어 웃었다.
그러케 우리는 만나면 하이 파이브로 인사하는 동네 아저씨와 동네 아이로 지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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