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주저리….

늦 여름과 초 가을 사이, 그 언저리 어느쯤인가

눈마 2018. 8. 31. 00:11


   

 








낵아,




이 용의 <잊혀진 계절>이 가요차트 순위 1위에 올라 서는걸 보고,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에 마지막 밤을."




이 노랠 친구들과 함께 목청껏 부르다,


그 다음주 입대한 것 같다.








강원도 어느 사단 신병 교육대에서





몸에 잘 맞지 않은 군복과


아직 내 발에는 어색해 무겁기만 한 전투화를 신고





산 아래 공격 개시선에서





중대 OP가 있는 산 꼭대기 고지까지 한달음에 달려 올라갔던 것도 이맘때쯤이고,






서늘한 기운을 느끼며


기름 냄새로 범벅된 정비 실습복 차림으로


장산 아래 어느 강의실에서 열띤 토론을 했던 것도…,



그 곳 실습장 자동차 밑바닥을 기어다녔던 그 기억도…,



이 때쯤이며,




참,


무더운 날 자동차 아래 그늘이 무척이나 시원하다.


지상고가 높은 군용 대형 차량이 줄 지어 서 있다면


그만한 피서지도 찾기 힘들것 같다는 어설픈 생각…, ㅋ~








군복과 전투화가 이젠 제법 몸에 맞는다고 생각할 때쯤,





영천 어느 골짜기에서





익어가는 포도와 사과를 손만 뻗으면 닿을듯한 아카시아 울타리 너머에 두고,






작열하는 태양이 타는 목마름을 더해가는




그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며,




참고 견디고 행군했었던 때도 이맘 때 쯤이었던 것 같다.






그래, 이때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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