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대디

싱글대디, 두번째 이야기, 2002 한일 월드컵..., 이어서...,

눈마 2018. 11. 28. 00:10






2002 한일 월드컵 응원 함성 속에 탄생한 어설픈 생각..., 지난 이야기에 이어








써 일주일이 지난 일이다.

 

지금에야 다시 떠오르는 건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으로 담배사러 가는 길에 수없이 만나는 여인의 얼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 참고 : 내가 말하는 여인이란, 아직 성인이 되지 않았거나 성인일 지라도 아직 젖살이 덜 빠진 여자가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성숙해 그야말로 여인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여성을 말한다. 그러니까 아무나 여인이라고 칭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내가 여인이라고 칭한다면 영광으로 알아야 한다. 정말 재수없다.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머 어쩌겠는가. 이렇게 생겨 먹고 이렇게 생각하는걸..., ㅋ~


어둠 속에서 본 여인의 뒷모습 흑백 실루엣도 마찬가지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도 그 비슷한 분위기의 여인을 본 적 없는 것 같다. 아마 내 꿈속에서도 한 번 본 적 없었고, 성호르몬이 왕성하던 청소년 시기 야릇한 상상을 하며 자위하기 위해 그린 여인의 모습도 아니었다. 아니다. 꿈속에서 한 번 본 적 있다. 내게 말 한마디 건네지 않고, 홀연히 나타났다가 홀연히 사라진, 내 꿈 속 여인이다. 그 일은 꿈 속 일로 여겨도 나쁘지는 않겠다 했었다.

 

한 칸짜리 낚싯대를 하나씩 하나씩 펴나갔다. 초릿대가 샹들리에 구슬에 닿을 듯 말 듯 하늘거린다. 상들리에 스위치 당김줄이 3번대에 두세 바퀴 감겼다가 자신의 무게로 인해 스르르 풀어져 내렸다. 아직까지 마르지 않은 밤이슬 물기를 닦아내면서, 일주일 전 그 날 밤으로 되돌아 가 보기로 했다.

 

 “그래, 다시 한 번 되돌아 가 보는 거야.”

 

그 처녀 귀신 같았던 여인을 만난 건, 하염없이 찌불을 바라보던, 그 시간이 족히 02시 30분은 지났을 시간, 내가 담배가 떨어진 사실을 알고 읍내 편의점으로 담배를 사러 가던 길이었다.


난 키 작은 코스모스가 끝나는 곳에서 차를 되돌렸다. 그 정체불명의 여인은 처음 그 자리에서 얼마 가지 못한 것 같았다. 같은 자리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걸 보면, 그냥 지나쳤으나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 싶다 해 되돌아오기까지 실제로 걸린 시간은 아주 짧았나 보다.

 

 “어딜 가세요?”

 

차를 세우고 몇 번 목소리를 가다듬고 물었지만, 듣지 못했나 보다. 아니면 못 들은 척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여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가던 길을 열심히 가고 있다. 이번에는 차창을 조금 더 내린 다음 아랫배에 힘을 주고 소리를 내질렀다.

 

 “이 시간에 어딜 가십니까?”

 

그제야 걸음을 멈추고 이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놀란 토끼 눈이다. 내가 바라던 대로 날 바라보아주어 참으로 다행한 일, 키작은 코스모스가 끝나는 지점에서 자동차를 되돌려 온것도, 헤드라이트의 밝은 빛과 어둠이 만들어내는 그림자 속에 숨어있던 그녀의 얼굴을 한 번 보고 싶었서였음에도 난 멈칫했다. 당황스러웠다. 너무 놀라지 않았으면 했다. 이 밤중에 메아리가 울릴 정도로 소리를 질러댄 것도 후회했다. 차를 세우고 내려 여인 가까이 다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정중하게 물어야 했나 생각하기도 했다.

 

거기까지 생각한 난, 낭창거리는 낚싯대를 또다시 1번대 안으로 밀어넣었다.


내 머릿속에 들어온..., 어떻게 보면 내 형편으로는 쓸데없는 생각에 불과하다. 그 머릿속 잡념을 떨쳐내려는 무의식적 행동이었다. 지난주 양어장에서의 일은 여름철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래, 우연일 뿐이야.”

 

그 양어장 주변이 여름 피서지로 이름이 알려진 곳이니,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우연이라 생각했다.


시가방 정리를 끝내고 서쪽 발코니로 옮겨가면서 텅 빈 딸 방을 들여다본다. 주인 없는 피아노 위 피카추 인형이 노려보고 있다. 내 방에는 뭐하러 왔냐고 따지어 묻고 있는듯하다. 이방 주인은 아직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았나 보다.

 

  “이쁘게 생긴 기집애가 지 방은 이게 뭐야.”

 

싱글대디는 방 안 가득 흩어져 있는 옷가지를 주워 올리다 다시 바닥에 내려놓았다처음보다도 더 어지럽게 흩어 놓았다.

 

  “이제 니 방 정리는 니가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지 않았니?”

 

  “나도 힘들어. 이 아빠를 좀 도와주지 않겠니?”

 

아무도 듣지 않은 말을 홀로 지껄이다 신경질적으로 방문을 닫고 돌아 나왔다.








두번째 이야기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쓰고싶어질때 이어가겠습니다.


다들 편안하고 행복한 밤 되시기 바랍니다.


잘자요. 굿 나 잇.^